도박중독ㅡ 도박의 동기와 중독의 과정, 도박중독의 진단

1. 도박의 동기

- 사람들은 동기에 의해 움직이며, 그 동기는 유인가에 의해 유발한다. 유인가가 자신의 욕구에 부합되면 움직이려는 동기가 생기고, 그 동기는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도박의 동기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며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동기가 합쳐지거나 상호작용하여 도박 행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동기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도박 행동을 일으키는지를 밝히는 것은 사실 복잡하다. 여기서는 이흥표(2002, 2003)가 제안한 대표적인 도박의 다섯 가지 동기, 즉 돈 추구, 흥분 추구, 회피 혹은 도피 추구, 대인관계 추구, 그리고 오락 추구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다. 

 

- 도박자는 여러 동기 중 돈을 따는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와 같이 돈을 따는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것을 금전 혹은 돈 추구라고 한다. 흥분 추구는 게임을 하는 동안이나 베팅을 하는 동안 느끼는 스릴, 긴장감, 쾌감, 짜릿함 혹은 흥분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회피 혹은 도피 추구는 현실의 복잡함이나 스트레스를 피해서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오는 동기를 일컫는다. 대인관계 추구는 친구 및 가족 등과 함께 오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오락 추구는 순수한 오락 자체이며, 여가의 한 부분이며, 본전을 추구하지도 않고, 게임 비용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는 순수 오락을 위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동기는 도박자에게 단지 하나의 동기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동기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초기의 동기는 순수 오락 혹은 호기심 수준이지만, 갈수록 문제성 도박자의 흥분 혹은 추구자가 되어 가고, 혹은 점차 본전에 대한 추구로 인해 도박에 몰입하고 도박중독이 되어 간다.

 

2. 도박중독의 과정

- 도박중독으로의 진행과정은 알코올중독이나 약물 남용으로의 진행과정과 유사하다. 유사점 중의 하나는 행동이 점차 극단적으로 되어 가고 그 결과가 점차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행 속도는 개인의 특성과 개인이 행하는 도박 형태에 따라 다르다. 

 

- Custer(1984)는 문제성 도박으로 이어지는 3단계, 즉 돈을 따는 단계, 돈을 잃는 단계, 절망 단계에 대해 소개하였다. 물론 이것은 이론상 존재하는 단계이지 실제적인 단계는 아니다. 도박의 성패는 항상 무작위 혹은 확률에 의거하여 결정되므로, 돈을 잃는 단계 이전에 돈을 따는 단계가 반드시 있다고 주장할 근거는 전혀 없다. 변화 혹은 회복은 어느 단계에서도 가능하다. 문제성 도박자는 도박 행동에서의 변화를 위해서 반드시 3단계를 모두 거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문제성 도박은 일정하게 정해진 궤적을 따라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Lesieur와 Rosenthal(1991)은 Custer의 3단계에 포기 단계를 추가할 것을 제안하였다. 

 

▪ 돈을 따는 단계 : 이 단계에서는 도박을 통해 금전적인 이득을 보거나 도피 등과 같은 심리적인 이득을 얻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이득은 도박 행위를 계속하는 데 충분한 동기를 부여한다.

 

▪ 돈을 잃는 단계 : 이 단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돈을 잃기 시작한다. 잃은 돈을 추적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도박 행위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없게 된다. 이 단계는 때로는 몇 년이 지속되기도 한다.

 

▪ 절망 단계 : 이 단계에서 문제성 도박자는 여러 문제로 인해 압도당하게 된다. 심각한 가정 문제와 금전 문제뿐만 아니라 극한적인 정서적 문제, 심지어는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범죄 행위를 저지르기도 하고 종종 법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 포기 단계 : 이 단계는 생활과 연관된 각종 책임에 대해 통제력을 발휘하거나 관리하려는 노력을 포기한 상태다.

 

3. 도박중독의 진단

- 도박중독의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므로 그에 맞는 진단 도구 역시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다소 개선되어야 할 문제는 있지만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몇 가지를 제시한다. 

 

(1) GA 20문항

 

- 과거 12개월 동안 도박이 생활의 제반 영역에 미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신 후 각각의 질문에 대해 해당 칸에 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항	그렇다	아니다
1. 당신은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도박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까?
2. 도박을 함으로써 가정생활을 불행하게 만든 적이 있습니까?
3. 도박이 당신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까?
4. 도박을 하고 나서 후회하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5. 당신은 빚을 갚기 위해서나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박했던 적이 있습니까?
6. 도박이 당신의 야망을 좌절시키거나 능력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까?
7. 당신은 도박으로 잃은 돈을 가능한 한 빨리 도박으로 다시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까?
8. 돈을 많이 따고서도 또다시 도박판에 가서 돈을 더욱 많이 따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껴 본 적이 있습니까?
9. 당신은 대체적으로 가지고 있던 돈이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했습니까?
10. 도박을 하기 위해 돈을 빌린 적이 있습니까?
11. 돈이 될 만한 것을 팔아서 도박을 한 적이 있습니까?
12. 당신은 '도박 밑천'으로 쓰기 위해 생활비를 쓰는 것조차 아깝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13. 도박이 당신과 가족의 생활조차 소홀하게 했습니까?
14. 당신이 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도박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15. 당신은 불안함이나 걱정거리를 피하기 위해 도박을 했던 적이 있습니까?
16. 당신은 도박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나쁜 일을 하려고 마음먹었거나 해 본 적이 있습니까?
17.도박이 당신의 수면을 어렵게 했던 적이 있습니까?
18. 당신은 부부싸움, 의견 대립, 실망, 좌절 때문에 도박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19. 당신은 짧은 시간 동안 도박으로 한 밑천 잡아 보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20. 당신은 도박 문제에 자살이나 자해 행위를 하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 20개 문항 중 7개 문항 이상이  '예'라면 도박중독자로 간주되며 전문적 치료가 요구된다.

 

(2) DSM - V(APA, 2013)

 

- DSM - 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Fifth Edition, APA, 2013)에서는 도박중독을 충동조절장애 중의 하나로 보고 진단명을 병적도박(Pathological Gambling)으로 명명하였던 이전과는 달리 충동조절장애의 범주에 넣지 않고 비물질 관련 장애의 범주에 넣었으며, 공식적인 진단명은 도박장애로 명명하였다.

 

- DSM - V에 의한 도박장애(Gambling Disorder)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A. 지난 12개월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문제성 도박행동이 나타나고 임상적으로 심각한 손상이나 고통이 다음 항목 중 4개 혹은 그 이상이 나타난다.

   1. 원하는 흥분을 얻기 위해 액수를 늘리면서 도박을 함

   2. 도박을 조절하거나 줄이거나 중지하려고 할 때 안절부절 하거나 과민해 짐

   3. 도박을 조절하거나 줄이거나 중지하려는 노력이 반복적으로 실패

   4. 종종 도박에 집착(예: 과거의 도박경험을 생각하고, 다음 도박의 승리를 예상하거나 계획하고, 도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

   5.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예: 무기력감, 죄책감, 불안, 우울) 자주 도박을 함

   6. 도박으로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도박판에 감

   7. 도박으로 잃은 돈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함

   8. 도박으로 인해 친밀한 관계, 직업, 교육 기회를 상실하거나 위험해 짐

   9. 도박으로 야기된 절망적인 경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에게 의존

 

    ※ 현재의 심각도 기준

     경도(mild) : 4~5개 준거 충족

     중도(moderate) : 6~7개 준거 충족

     심도(severe) : 8~9개 준거 충족

 

(3) K-SOGS(Korean Form of South Oaks Gambling Screen)

 

- SOGS는 DSM-Ⅲ-R에 근거를 두고 만들어진 병적 도박 선별척도이지만, 유병률 연구에서 실제보다 과잉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4) 문제성 도박 행도 식별지침

 

- 문제성 도박 행동 식별지침(강성군, 김교헌, 성한기, 2006)은 게임 참가자들의 행동을 보고 문제성 도박자 여부를 식별하기 위한 도구다. 

 

 

◆"중독의 이해와 상담실제"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