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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각성 장애 (Sleep-Wake Disorder) 본문
- 우리의 삶에서 잠을 잘 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건강한 수면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면은 낮 동안에 쌓인 신체의 피로를 풀어주고, 지친 뇌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며, 불쾌했던 기분을 정화시켜 주고,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하는 수면에 어떤 곤란이나 이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개인적인 고통을 겪거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는 경우를
수면-각성 장애(Sleep-Wake Disorder)라고 한다. 수면-각성 장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면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의 수면 양상을 수면다원검사로 측정해 보면, 수면 중 눈동자가 좌우로 빨리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는 급속안구운동과 그렇지 않은 비급속안구운동의 조직적인 주기가 나타난다. 급속안구운동은 REM수면(렘수면)이라고 하고, 비급속안구운동은 비REM수면(비렘수면)이라고 한다.
- REM수면은 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 즉 얕은 잠이다. 흔히 '꿈꾸는 수면'이라고도 하며, 꿈은 눈에 보이는 듯이 선명하게 발생한다. REM수면 동안에는 자율신경계통의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서 대뇌 혈액 흐름이 활발해지고, 신진대사의 기능이 증대되며,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켜 뇌의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 눈동자가 빨리 움직이고, 호흡이 불규칙해지며,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성기에 흥분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한 활발한 뇌파활동이 나타난다. REM수면 동안에는 뇌의 신경활동이 깨어 있을 때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근육은 이완되어 있기 때문에 REM수면을 '역설적 수면' , '적극적 수면' , '빠른 수면'이라고도 한다. REM수면은 하룻밤에 약 90분 주기로 반복되어 나타나고, 보통 5번 정도 경험하며, '전체 수면시간의 25%' 정도를 차지한다.
- 비REM수면은 뇌파의 양상과 수면의 깊이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한다. 통상 비REM수면에서 1~2단계는 얕은 수면, 3~4단계는 깊은 수면이라고 한다.
1단계 수면은 각성상태에서 수면상태로 들어가는 아주 짧은 단계로 졸음이 오면서 점차 잠들게 된다. 각성상태였을 때의 뇌파인 알파파가 사라지고, 세타파가 5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1단계는 아주 가벼운 수면단계로 아직 완전히 잠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깨울 수가 있고, 외부 자극에 의해 예민하게 영향을 받는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1단계 수면 비율이 높은 사람이고, 1단계 수면 동안 자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호흡 관련 수면장애, 초조성 다리증후군 등 수면을 방해하는 질환을 지닌 사람들 역시 1단계 수면비율이 늘어난다. 1단계는 '전체 수면 시간의 약 5%'를 차지한다.
2단계 수면은 1단계 수면보다 좀 더 잠이 깊어진 상태로 수면의 본격적인 개시단계이다. 수면의 뇌파는 세타파를 배경으로 수면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수면방추사와 K복합체가 나타난다. 2단계는 주위자극에 대한 반응이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그만큼 깨우기가 어렵다. 2단계는 '전체 수면 시간의 약 50%'를 차지한다.
3단계 수면은 델타파와 같은 느린 뇌파가 나타나는 깊은 수면상태로 델타파가 전체의 20~50%를 차지한다.
4단계 수면 역시 델타파가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더욱 깊은 수면이 이루어진다. 이에 3, 4단계 수면은 가장 깊은 수면으로 델타수면 또는 서파수면이라고 부른다. 각성 역치가 매우 높아서 외부 자극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단계이다. 이 상태에서는 잠든 사람을 깨우기가 힘들고, 깨우고 나면 대개 혼란스러워한다. 수면이상증(수면 중 보행, 수면 중 경악)은 모두 3, 4단계 수면과 깊은 관련이 있다. 3, 4단계 수면 동안에는 신체근육이 이완되어 피로가 풀리고, 산소소비량도 감소하여 뇌가 휴식을 취하고, 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신체호르몬이 분비된다. 3, 4단계는 '전체 수면시간의 약 10~20%'를 차지한다.
- 수면의 초기에는 1단계에서 4단계에 이르는 비REM수면이 나타나고, 이후 최초의 REM수면에 이른다. REM수면의 지속시간은 15~20분 정도이다. 그러면 다시 비REM수면이 나타나고 약 90분 동안 진행된다. 이러한 순환은 하루 8시간 잠을 잔다고 했을 때 보통 하룻밤에 5차례 반복된다. 그리고 새벽으로 갈수록 서파수면은 감소하고 REM수면은 증가한다. 8시간 수면시간을 기준으로 비REM수면이 75%, REM수면이 25% 정도를 차지한다. 이렇게 수면시간은 일정한 수면주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수면연속성이라고 한다. 수면연속성은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수면과 각성의 조화로운 균형을 의미한다. 좋은 수면연속성은 각성 없이 수면이 잘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나쁜 수면연속성은 잦은 각성이 있는 분열된 수면을 의미한다. 분열된 수면이란 잠자리에 있는 시간과 실제로 수면을 취한 시간의 불일치, 즉 수면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이다. 결국 수면연속성이 좋을수록 수면효율성이 좋아지고, 수면효율성이 떨어질수록 분열된 수면은 증가하고 수면연속성은 좋지 않게 된다.
- 사람은 보통 매일 6~8시간의 잠을 자고 깨어나는 일주기 리듬(하루를 주기로 변하는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1/4은 꿈을 꾸면서 보내게 된다. 아동기와 청소년기 초기에는 3, 4단계인 서파수면의 양이 많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는 반면, 성인기에는 1단계 수면이 증가하게 되고 3, 4단계 수면이 줄어들면서 깊고 지속적인 수면을 취하기가 어렵게 된다. 특히, 노년기에는 이러한 현상이 증가하면서 수면연속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수면-각성 장애는 수면의 양이나 질의 문제와 관련하여 수면연속성에 이상이 있거나 곤란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 수면-각성 장애의 하위유형과 주요 진단 특징 》
하위 유형 | 주요 진단 특징 | |
1. 불면장애 | 1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수면시작 불면증, 수면유지 불면증, 수면종료 불면증의 3가지 유형이 있다 | |
2. 과다수면장애 | 불면장애와는 반대로 하루에 7시간 이상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졸린 상태가 지속되거나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는 상태가 1주일에 3일 이상 나타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 |
3. 수면발작증 | 낮에 갑자기 저항할 수 없는 졸음이 엄습하여 잠에 빠지게 되는 상태가 1주일에 3번 이상 나타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 |
4. 호흡 관련 수면 장애 |
• 폐색성 수면 무호흡증 및 호흡저하증 |
수면 중 기도가 막혀서 10초 이상 숨을 쉬지 못하는 호흡곤란이 1시간에 5번 이상 나타나는 경우 |
• 중추성 수면 무호흡증 |
기도의 막힘은 없으나, 호흡조절에 영향을 주는 신체적 질환으로 인해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못하는 호흡곤란이 1시간에 5번 이상 나타나는 경우 | |
• 수면-관련 환기저하증 |
수면 중 호흡기능이 저하되면서 동맥의 이산화탄소 수준이 증가하여 환기조절에 장애를 받게 되는 경우 | |
5. 일주기 리듬 수면-각성 장애 |
평소의 수면-각성 주기와 맞지 않은 상황이 초래되어 수면에 방해를 받게 되는 경우 | |
6. 수면 이상증 |
• 비REM수면 각성장애 |
수면 중에 불완전하게 깨어나서 수면 중 보행 또는 수면 중 경악 중 어느 1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
• 악몽장애 | 수면 중에 끔찍하고 무서운 악몽을 꾸게 되어 잠에서 깨어나는 경우 | |
• REM수면 행동장애 |
꿈 속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꿈 실현 행동 때문에 수면 중 어떤 소리를 내거나 동작을 나타내며 잠에서 깨어나는 경우 | |
• 초조성 다리증후군 |
수면 중 다리에 불쾌한 감각이 느껴져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1주일에 3번 이상 나타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
- 한편, 수면-각성 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어느 유형의 진단기준이 가장 적절한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충분한 정보가 없거나 모순되는 경우 '미분류형 수면-각성 장애'로 구분한다. 예컨대, 다음 5가지의 경우를 들 수 있다.
(1) 환경적 요인(예: 불빛, 소음 등) 때문에 불면장애나 과다수면장애가 나타나는 경우이다.
(2) 계속되는 수면박탈로 인해 과도한 졸음이 있는 경우이다.
(3) 초조성 다리 증후군과 유사하게 주기성 사지운동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이 장애는 주기적인 낮은 강도의 사지 경련(특히, 다리)으로 밤 동안 여러 번 잠에서 깨게 되는데,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어 특발성 근육경련증이라고도 한다. 낮 시간에도 영향을 미쳐 사지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은 주로 수면이 시작될 때 시작되고, 비REM수면(3, 4단계)과 REM수면 동안에는 감소한다. 사지 경련은 보통 매 20~60초마다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반복적인 짧은 각성을 초래한다. 증후는 미세하나, 횟수가 많아지면 불면 장애나 잦은 각성, 또는 주간 졸음증을 초래한다. 이 증상은 30세 이전에는 드물고, 나이가 들면서 발생빈도가 많아지며, 65세 이상이 되면 50% 정도의 노인들이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된다.
(4) 수면마비가 있는 경우이다. 수면마비는 흔히 수면발작의 부수적 증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수면마비의 증상은 각성과 수면 사이의 이행기에 제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가위 눌림으로 표현된다. 보통 잠이 들 때인 '입면기' 또는 잠에서 깰 때의 '출면기'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수면마비는 심한 불안, 어떤 경우에는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동반하기도 한다.
(5) 심한 잠꼬대, 이빨 갈기, 잠을 자면서 율동적으로 머리를 흔드는 수면성 머리 흔들기 등이 있다. 이러한 경우 모두 '미분류형 수면-각성 장애'로 분류된다.
◆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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