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힐링

수면이상증(parasomnias) ② 본문

심리학

수면이상증(parasomnias) ②

벨라0430 2024. 2. 10. 07:05
반응형

1.  REM수면 행동장애(rapid eye movement sleep arousal disorder)

 

잠을 자는 동안에 소리를 내거나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들은 적이 있는가?

 

- REM수면 행동장애(rapid eye movement sleep arousal disorder)는 수면 중 소리를 내거나 복잡한 동작을 나타내며 잠에서 깨어나는 일이 반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수면 중에 소리를 내거나 복합적 동작을 나타내며 깨어나고, (2) 이러한 행동(사건수면)을 하고 난 후에는 완전히 깨어나서 명료한 의식을 되찾고, (3)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예: 본인은 물론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음) REM수면 행동장애로 진단된다. REM수면 행동장애는 REM수면 단계에서 나타나는데, 수면이 시작된 후 90분 이후에 자주 나타나며, 수면의 후반부(주로 새벽)에 더 자주 나타난다. 드물게는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나타난다. 

 

- REM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사람은 꿈속에서 누군가와 대결을 벌이거나 공격을 받고 쫓기는 등의 불쾌하고 폭력적인 내용의 꿈을 꾸면서 실제로 소리를 지르거나, 팔과 다리를 휘젓거나, 옆에 자는 사람을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또는 꿈속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한바탕 격렬하게 몸부림치다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흔히 있다. 이는 꿈속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꿈 실현행동(dream enacting behavior) 때문이다. 드물지만 이로 인해 같이 자는 사람이 피해를 볼 수도 있고, 본인이 다치기도 한다. 본인은 이러한 행동들을 기억하지 못하며, 무서운 꿈을 꾼 것(많은 경우 쫓기거나 싸우는 꿈)만을 기억한다. 

 

- 사람은 수면 중에는 호흡근과 안구근을 제외한 모든 근육이 이완되고 마비된 것처럼 약해져서 잠을 자게 된다. 특히, 꿈을 꾸는 REM수면 동안에는 신체근육의 힘이 빠지면서 꿈속에서 경험하는 내용들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 그러나 REM수면 행동장애 환자는 잠을 자면서도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인 근육의 수축 현상이 나타난다. 즉 REM수면 동안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근육계통의 무긴장증(atonia)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원인은 만성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예: 파킨슨병, 치매, 루이소체 질환)과 관련이 깊다. 그래서 REM수면 행동장애를 파킨슨병이나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 REM수면 행동장애가 발병한 후 5년 내에 20%, 10년 내에 40%, 13년 이후 65%의 환자가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지게 된다. 급성 원인은 약물의 부작용이나 독성, 또는 알코올, 수면제, 신경안정제와 같은 약물남용 및 금단증상과 관련이 있다. 이런 원인들이 아니라면, 순수한  '일차성 REM수면 행동장애'로 간주한다. 

 

- REM수면 행동장애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에서 0.38~0.5%이다. 어느 나이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50대 이후의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발병은 점진적이거나 급진적으로 나타난다. 파킨슨병 환자의 33%, 다기관위축증(또는 다계통위축증) 환자의 90%에서 REM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다기관위축증(multiple system atrophy)이란  '희귀한 진행성 신경학적 질환'으로 자율신경계의 기능상실, 소뇌의 기능상실 등이 조합되어 발현되는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질환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증상은 파킨슨병과 비슷하다. 다기관위축증의 발병 연령은 대략 52~55세이다. REM수면 행동장애를 지닌 환자의 30%는 수면발작증을 동시에 나타낸다. 

 

《 REM수면 행동장애의 진단 기준 》

1. 수면 중에 소리를 내거나 복합적 동작을 나타내는 반복적인 각성 삽화.

2. 이러한 행동은 REM수면 중에 나타나고, 수면이 시작된 후 90분 이후에 자주 나타나고, 수면의 후반부에 더 자주 나타난다. 드물게는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나타난다.

3. 이러한 삽화 후에는 완전히 깨어나서 명료한 의식을 되찾고, 위식의 혼란이나 지남력 상실을 나타내지 않는다.

4. 다음 중 1개가 있다.

    1) 수면다원검사 결과 무긴장증이 없는 REM수면( REM수면 시에 근육이완 현상이 있어야 정상적인 것인데, 근육 움직임이 나타나는 현상)
    2) REM수면 행동장애와 시누클레인증(synucleinopathy)과 연관된 신경변성질환[예: 파킨슨병, 다기관위축증]의 병력 암시

5. 이러한 행동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본인 또는 같이 침대에서 자는 사람에게 손상을 주는 것 포함).

6. 이러한 장해가 물질(예: 남용 약물, 투약 약물)이나 다른 의학적 질환의 생리적 효과들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7. 공존하는 다른 정신장애와 의학적 질환이 이 삽화를 더 잘 설명하지 않아야 한다.

 

- REM수면 행동장애의 원인은 파킨슨병, 치매, 루이소체 질환, 다기관위축증(또는 다계통위축증)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이 깊다. 나이가 들어가면 뇌의 노화가 진행되고 수면 중 신경과 근육조절에 이상이 생기면서, 수면 중에 전신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지 않아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팔다리를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발성 신경질환도 마찬가지이다. 특발성(idiopathic)이란 특별한 원인 없이(원인불명의) 어떤 질환이 저절로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별다른 원인 없이 발생한 관절염을  '특발성 관절염' , 별다른 원인 없이 발생한 간질을  '특발성 간질'이라고 한다. 특발성 신경질환 역시 어떤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신경학적 손상이  '진행적'이거나  '퇴행적'으로 변해가는 질환이다. 약물의 부작용이나 독성, 또는 알코올, 수면제, 신경안정제와 같은 약물남용 및 금단증상도 REM수면 행동장애의 급성 증상을 초래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청소년은 수면발작증(특히, 탈력발작 치료)이나 다른 정신과적 치료와도 연관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도 장애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불안과 초조, 압박감, 좌절 등의 정신적 문제들이 증상의 시작 및 유지와 관련이 있다. 

 

- REM수면 행동장애의 치료는 REM수면 억제제를 비롯한 약물치료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치료된다. 50대 이후의 연령에서는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잠버릇이 매우 고약할 경우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신경학적 평가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치료하지 않을 경우 REM수면 행동장애는 파킨슨병, 특정한 유형의 치매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리치료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대처방법을 익히게 하고, 긴장이완훈련, 명상 등을 적용하면 효과가 있다. 수면위생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침실에서 깨지기 쉬운 물건, 뾰족하거나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물건은 치워야 한다. 침대보다는 바닥에서 자는 것이 더 안전하다. 일어나서 움직일 때 넘어지지 않도록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 좋다. 

 

2.  초조성 다리 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수면 중에 다리의 불쾌한 감각 때문에 자꾸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가?

 

- 초조성 다리 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은 수면 중에 다리를 아프지는 않으나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한 감각 때문에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수면 중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 때문에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진단기준 1의 3가지 모두 나타남), (2)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잠을 깨는 경우가 1주일에 3번 이상 나타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며, (3)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초조성 다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초조성 다리 증후군은 DSM-5에서 처음 새롭게 추가된 진단명이다. 

초조성 다리 증후군은 근육의 수축이 주기적으로 일어나서 사지(특히, 하지)를 떠는 주기성 사지 운동장애가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발성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영국의 신경학자이며 정신과 의사였던 윌리스가 1672년 이 증상을 처음 보고했고, 1945년 스웨덴의 신경학자인 에크봄에 의해  'restless - legs - syndrome'이라는 질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들이 이름을 따서 초조성 다리 증후군을 윌리스-에크봄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 초조성 다리 증후군을 지닌 사람은 주로 발목, 장딴지, 허벅지 등 다리에 무언가가 기어 다니는 듯한 불쾌한 감각을 느끼며,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불쾌한 감각은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느낌, 옥죔,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 잡아끄는 듯한 느낌, 저리고 화끈거리는 듯한 둔한 통증 느낌이다. 그래서 다리를 움직이고 나면 좀 좋아지지만, 그때뿐이다. 증상은 낮보다 저녁이나 밤에, 움직이지 않고 쉬고 있을 때(예: 앉아 있거나 누워있을 때)에도 나타난다. 특히, 밤에 자려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누워있을 때는 더욱 괴롭다. 잠에 잘 들지 못하고, 자다가도 잘 깬다. 증상은 보통 수면이 시작될 때 시작되고, 비REM수면(3, 4단계)과 REM수면 동안에는 증상이 감소한다. 이런 증상 때문에 수면의 양과 질이 나빠지고(성인의 경우 불면증), 낮에는 힘든 시간(주간 졸음증, 피로감, 주의집중력 저하 등)을 보낸다.

 

- 수면 중에 다리에 '쥐'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없다는 점과 극심한 근육통이 있다는 점에서 초조성 다리 증후군과는 구별된다. 말초신경질환도 초조성 다리 증후군과 유사하게 보일 수 있으나, 움직이려는 충동이 없고 움직인다고 증상이 소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초조성 다리 증후군과는 구별된다. 초조성 다리 증후군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에서 2~7.2% 범주이다. 증상이 1주일에 1번 정도의 유병률은 4.5%이고, 1주일에 3번 이상의 유병률은 1.6%이다. 유병률이 60세까지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줄어든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더 많다. 발병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20~30대에 시작되고 여성(임신 후반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흔함)과 노인에게 많다. 최초 증상 발생 후로부터 대략 2년 후에 이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기에 이 진단을 받은 환자의 40%는 20세 이전에 이미 발병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5% 정도이다. 환자들은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또는 주의력 장애(예: ADHD)를 함께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ADHD 환자의 44%가 초조성 다리 증후군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동은 학교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여 학습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 초조성 다리 증후군의 진단 기준 》

1. 수면 중 다리의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 때문에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다음 3가지의 모든 증상들이 동반된다.

    1)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휴식을 취하거나 움직이지 않는 동안 시작되거나 악화된다.
    2)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움직이고 나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하게 완화된다.
    3)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악화되고, 저녁이나 밤에만 발생한다.

2. 기준 1의 증상이 최소한 1주일에 3번 이상 나타나고 3개월 이상 지속된다.

3. 기준 1의 증상이 사회적, 직업적, 교육적, 학업적, 행동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4. 기준 1의 증상이 다른 정신장애나 의학적 질환(예: 관절염, 다리 부종, 말초신경 국소적 빈혈, 다리 경련)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하고, 행동 조건(예: 자세의 불편함, 습관적으로 발 두드리기)으로 덜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5. 이러한 증상이 남용 약물이나 투약 약물의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예: 정좌불능증).

 

- 초조성 다리 증후군의 소인적 원인은 여성, 노인, 유전적 취약성, 가족력이 거론되고 있다. 철분결핍가설과 도파민 가설도 널리 수용되고 있다. 철분결핍가설은 초조성 다리 증후군 환자의 상당수가 철분을 투여했을 때 증상이 좋아졌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철분부족이 원인으로 작용하다고 추정되고 있다. 도파민 가설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이상 분비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밤 시간에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로 인해 팔다리의 떨림이나 불쾌하고 어색한 감각이 온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하지정맥류나 정맥 역류, 엽산결핍, 섬유근육통, 요독증, 당뇨병, 갑상선 질환, 말기 신장부전, 임신과 기타 말초신경질환도 초조성 다리 증후군에 영향을 준다. 가족력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초조성 다리 증후군 환자의 60%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음주, 흡연, 카페인, 항우울제, 신경이완제, 베타차단제와 같은 약물이나 스트레스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차나 비행기로 여행을 하거나 극장과 같은 곳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특별한 상황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초조성 다리 증후군 환자는 불안장애나 우울장애를 동시에 나타낸다는 점에서 이들의 관련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 초조성 다리 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에 목표가 있다. 약물치료는 도파민 길항제가 주로 사용되고, 증상의 원인이 있는 경우 원인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경구 철분보충제가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단색성 근적외선 치료도 장애 증상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다리 근육의 스트레칭, 뜨거운 또는 찬물에 약 30분 정도 다리 찜질을 하는 것도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