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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obsessive - compulsive disorder) 본문
(강박사고) 당신은 자신의 어떤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가?
(강박행동) 당신은 안 하고서는 못 견디는 특정 행동들이 있는가?
- 강박장애(obsessive - compulsive disorder)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하지 않는 생각(강박사고)과 행동(강박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강박사고가 반복되거나, 강박행동이 반복되거나, 또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함께 반복되고, (2) 이로 인해 하루에 많은 시간(예: 하루에 1시간 이상)을 소모하며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강박장애로 진단된다. 강박장애는 심적 고통과 부적응적 행동을 일으키는 불안장애이다.
- 강박사고(obsessions)는 반복적이며 지속적으로 의식에 침투하는 고통스러운 생각, 충동, 또는 심상을 말한다. 강박사고는 그 강도와 빈도가 너무 커서 심적 고통이 크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본인은 이러한 생각, 충동, 심상을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고, 부적절한 것이고, 무시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잘 통제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의식에 떠올라 고통스럽다. 강박사고 중 가장 흔한 것은 신체건강과 관련된 불안(예: 오염과 불결, 세균에의 감염), 성적이나 공격적 충동(예: 겁탈이나 강간을 하고 싶은 두려운 충동, 호색적 상상), 안전에 대한 집착(예: 문단속, 가스밸브, 창문 닫기, 교통사고에 대한 불안)이다. 이외에도 정리정돈에 대한 집착, 확인행동에 대한 집착, 청결행동에 대한 집착 등이 있다. 강박사고에 시달리는 사람은 극도의 의심, 꾸물거림, 우유부단함을 잘 나타낸다.
- 강박행동(compulsions)은 강박사고로부터 밀려오는 불안을 중화(상쇄)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행동이나 정신적 활동을 말한다. 즉, 강박사고를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박행동을 반복해서 강박사고에 대항하고, 강박사고를 상쇄시키는 것이다. 가장 흔한 행동은 확인하기(예: 의심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정돈하기, 청소하기, 손 씻기, 옷 털기 등이다. 가장 흔한 정신적 활동은 기도하기, 숫자세기, 마음속으로 단어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과 정신적 활동이 불합리하고 의례적인 것을 본인도 잘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한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반복하게 된다. 강박행동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안이나 고통을 방지하고 줄이기 위함이지, 기쁨이나 만족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강박적인 노름꾼, 강박적으로 먹기만 하는 사람, 강박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사람, 강박적으로 음주하는 사람들은 강박행동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들은 이런 행동을 하는 가운데 종종 기쁨과 쾌락을 느끼기 때문이다. 강박적인 기미를 보이는 사람들도 매우 많은데, 이들 역시 강박장애로 진단되지 않는다.
- 강박장애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1 대 1의 대응 관계는 아니다. 강박장애를 지닌 사람들 중 69%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 둘 다 가지고 있고, 25%는 강박사고만, 6%는 강박행동만 있다. 그러나 강박사고와 강박행동 둘 다 지닌 사람이 70% 정도임을 감안해 보면,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은 서로 공생관계에 있다. 즉, 강박사고가 심화되고 지속적으로 발생할수록 동반되는 불안증상도 심해지고, 이를 중화시키기 위한 강박행동 역시 더욱 심화되고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패턴은 한 개인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남은 인생을 심하게 방해한다. 강박장애로 진단된 환자들 중 1/3은 '물건 못 버리기' 증상도 가지고 있다. 쓸데없는 물건도 미래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집 안에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쌓아두어 화재나 건강상의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또 세부적인 사항에 너무 집착하여 대세를 놓치고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흔히 있다.
- 강박장애와 강박성 성격장애는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둘 간에는 차이가 있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지만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강박장애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나타나는 것이고 불안이 내재된 불안장애의 한 하위유형이다. 그러나 이 두 장애는 때때로 동시에 생기기도 한다. 둘 다 존재한다면 둘 다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강박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강박성 성격장애가 없고, 강박성 성격장애 환자는 강박장애를 함께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 강박장애의 1년 유병률은 미국이 1.2%이고 국가적으로는 1.1~1.8% 정도이다. 발병 시기는 청소년기 또는 성인기 초기이나 아동기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아동기의 증상은 성인들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발병 연령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빠른데 남성은 6~15세이고, 여성은 20~29세이다. 평균 발병 사례의 80% 이상은 증상이 18세 이전에 나타난다. 남성에게는 확인행동이, 여성에게는 청결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경과는 대부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만성적인 과정을 밟게 된다.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은 흔히 우울증, 공황장애와 공포증, 강박성 성격장애, 섭식장애 등을 함께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 강박장애의 진단 기준 》
1. 강박사고, 강박행동, 또는 둘 다 존재한다. 강박사고는 1)과 2)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사고, 충동, 또는 심상이 장해가 진행되는 어느 시점에서 침투적이고 원치않는 것이라고 경험되며, 대부분의 개인에게 뚜렷한 불안과 고통을 초래한다. 2) 개인은 이러한 사고, 충동, 또는 심강을 무시하거나 억압하려고 시도하거나 다른 생각이나 행동(예: 강박행동의 수행)을 통해서 이를 중화시키려고 한다. 강박행동은 1)과 2)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인 행동(예: 손 씻기, 정돈하기, 확인하기) 또는 정신적 활동(예: 기도하기, 숫자세기, 마음속으로 단어를 반복하기)이 강박사고에 대한 반응으로 해야함 하거나 또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규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행해야만 하는 것으로 느낀다. 2) 이러한 행동이나 정신적 활동은 불안과 고통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고, 두려운 사건이나 상황을 방지하려고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나 정신적 활동이 중화하거나 방지하려고 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분명하게 지나친 것이어야 한다(아동의 경우 이러한 행동이나 정신적 활동의 목적을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2.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많은 시간(하루에 1시간 이상)을 소모하게 하거나,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3. 이러한 강박증상이 물질(예: 남용 약물, 투약 약물)이나 다른 의학적 질환의 생리적 효과들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4. 이러한 장해가 다른 정신장애의 증상들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예컨대, 범불안장애(과도한 걱정), 신체변형장애(외모집착), 저장장애(물건 버리기의 어려움), 발모광(머리카락 뽑기), 피부 벗기기 장애(피부 뜯기), 상동증적 운동장애(상동증), 섭식장애(의례적인 섭식행동),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물질이나 도박에 대한 집착), 질병 불안장애(질병에 대한 집착), 성도착 장애(성적 충동이나 환상), 파괴적, 충동통제 및 품행장애(충동), 주요 우울장애(죄책감의 반추), 정신분열 스펙트럼 장애 및 다른 정신증적 장애(사고 주입이나 망상 집착), 자폐 스펙트럼 장애(반복적인 행동패턴)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
- 강박장애의 원인은 학습요인, 신경생물학적 요인, 정신분석적 요인, 인지적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학습이론에서 강박행동은 불안감소의 강화수단이다. 강박행동에는 불안과 같은 조건화된 충동을 감소시키는 기능이 있다. 예컨대, 강박적으로 손을 씻는 사람의 경우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는 감염이다. 그는 강박적으로 손을 씻음으로써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강박적으로 손을 씻는 행위는 감염 위협에 대한 불안을 감소시키는 강화받은 행동이다.
신경생물학적 요인은 강박장애의 침투적이고 반복적인 생각이 시상을 연결하는 대뇌회로에 의해 조정된다고 본다. 그런데 강박장애 환자는 전두엽 신진대사 수준이 병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시상 활동이 증가하면 시상은 운동피질에 투사되어 근심, 걱정, 불안, 강박사고를 유발한다. 결국 전두엽의 기능장애는 행동의 유연성을 저하시켜 반응제지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틀에 박힌 생각과 행동을 유발한다. 부모가 강박증인 경우 자녀기 강박증일 확률이 35%로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
정신분석적 요인은 강박증상이 해결되지 못한 항문기의 갈등, 즉 수동성과 공격성, 복종과 반항의 갈등에서 비롯된 불안 때문이라고 한다. 즉, 강박증상은 항문기에 억압된 욕구나 충동이 방어기제의 실패로 인해 재활성화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인지적 요인은 어떤 내외적인 유발자극들이 침투적 사고를 통해 자동적 사고를 유발하고, 이때 인지적 왜곡(예: 과도한 위협지각, 과도한 책임감, 불안전감, 파국적 해석 등)에 의해 불쾌한 불안반응이 유발되고,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강박행동이 나타난다고 한다. 강박장애를 지닌 사람은 강박사고를 억누르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데, 그럴수록 역설적으로 강박사고가 더욱 잘 떠올라서 강박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를 사고억제의 역설적 효과라고 한다.
- 강박장애의 치료는 약물치료의 경우 삼환계 항우울제인 클로미프라민이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된다. 약물치료는 증상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고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특히 행동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크다. 행동치료는 사고중지법, 반응예방법, 노출치료가 흔히 사용된다. 사고중지법은 강박사고가 떠오를 때마다 환자 자신이 '그만'(stop) 하고 소리침으로써 강박사고에 집착하는 것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일정한 훈련을 받고 나면 환자는 이 방법을 통해 불합리한 강박사고를 스스로 중단시킬 수 있다. 반응예방법은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 그것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반응예방법의 한 예가 노출 및 의례적 행동방지법이다. 이 방법은 환자가 두려워하는 자극(예: 더러운 물질)이나 사고(예: 손에 병균이 묻었다는 생각)에 노출시키되, 강박행동(예: 손 씻는 행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노출치료는 환자로 하여금 불안에 노출시키게 하여 강박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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