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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

벨라0430 2024. 2.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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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이든지 버리는 것이 어렵고, 힘들고,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는가?

 

 

-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는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버려야 할 물건들을 집 안에 가득히 쌓아두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실제적인 가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야 할 물건들을 지속적으로 버리지 못하고, 

(2) 물건들을 보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버리는 것을 고통으로 여기며, 

(3)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집안 온 곳에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어 생활공간이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되지 못하고,

(4) 그 결과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지 못하는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저장장애로 진단된다.

 

- 저장장애는 습관이나 절약 또는 취미로 물건을 수집하는 것과는 차원이 완전 다른 것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정신장애이다. 저장장애는 저장 강박장애, 저장 강박증후군 또는 강박적 저장증후군(hoarding syndrome)이라고도 하는데, 이번 DSM-5에서 새롭게 추가된 진단명이다. 

 

- 저장장애를 지닌 사람은 전혀 가치가 없는 물건이라도 버리지 못한다. 집은 오래된 신문지들, 잡지, 세계지식백과사전 세트 3종, 책들, 우유 통들, 페트병들, 낡은 옷들, 고장 난 기기들, 고장 난 자전거, 수백 개의 비디오테이프, 레코드 앨범들, 오래된 달력들로 가득 찬 미로이다. 가족, 친구, 이웃들은 이러한 집이 건강이나 화재의 위험이 된다고 불평한다. 그러면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창피스럽게 생각하지만, 무엇이든 버리려고 들 때마다 지나치게 불안해진다. 마음은 물건을 보관해야 한다는 강한 충동에 더 집착되고,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 큰 심적 고통을 느낀다. 잡동사니를 모으는 것이 바보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물건을 보관해야 한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가족이 허락을 받지 않고 물건들을 버리거나 움직이면 극도의 불안과 함께 분노감을 나타낸다.

 

- 저장장애는 강박적 저장과 강박적 수집이 있다.  강박적 저장(compulsive hoarding)은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팔지도 못하고 보관하는 것이고, 강박적 수집(compulsive collecting)은 무료로 제공되는 물건들을 돌아다니며 모으거나 지나치게 너무 많은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저장되고 모아놓은 물건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정리되지 못하고 무질서하게 그냥 쌓여있게 된다. 그래서 쓸모 있는 물건과 쓸모없는 물건을 구분할 수 없게 되고, 나중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온 공간이 잡동사니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가족은 이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환자 자신은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 저장장애의 유병률은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2~6% 정도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발병 시기도 빠르다. 최초 증상의 출현은 11~15세 사이에 나타날 수 있고, 20대 중반에 이르면 개인의 일상 기능 영역을 크게 방해하기 시작한다. 30대 중반이 되면 임상적으로 심각한 지장이 초래된다. 그러나 임상장면에서의 실제 환자들은 대부분 50대이다. 증상의 심각도는 연령에 따라 증가하고,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경과는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가족보다 자신이 모아 놓은 물건들에 더 강한 애착을 느끼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겪게 되고, 사회적 고립을 자초한다. 환자의 약 75%는 기분장애나 불안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다. 주요 우울장애의 공병률이 50% 이상이고, 그다음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의 순서이다. 환자의 20% 정도는 강박장애의 진단기준에 부합된다.

 

《 저장장애의 진단 기준 》

1. 실제적인 가치와는 상관없이 소유물을 버리는 것에 있어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다.

2. 이러한 어려움은 물건들을 모아야 한다는 지각된 필요성과 물건들을 버리는 것과 관련된 고통 때문이다.

3. 소유물을 버리지 못하는 어려움 때문에 생활공간에 수많은 물건들이 채워지게 되고, 생활공간이 혼잡하고 어지럽혀져서 공간을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한다. 생활공간이 어지렵혀 있지 않다면, 제삼자가 개입했기 때문이다(예: 가족, 청소부, 당국).

4. 이러한 저장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 포함)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5. 이러한 저장이 다른 정신장애의 증상들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예컨대, 강박장애(강박사고), 주요 우울장애(활력 감소), 정신분열증이나 망상장애(망상), 주요 신경인지장애(인지 결함), 자폐 스펙트럼 장애(제한된 흥미)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 저장장애의 원인은 생물학적, 유전적, 정신분석적, 인지적,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은 환자의 기억, 사고, 판단 등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 앞부분이 부분적으로 손상되어 있어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물건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 보관을 해두어야 하는지, 버려도 될 것인지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일단 저장해 둔다. 이러한 의사결정 능력이나 행동 계획과 관련된 전두엽 부위의 기능 손상이 저장장애를 초래한다고 하지만 분명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유전적 가족배경도 관여되는데 이 장애를 지닌 가족에서의 발병률은 50% 정도이다. 정신분석적 요인은 항문기에 고착된 성격이 어떤 정서적 애착을 강하게 느끼는 물건들로 전이된 현상이라고 한다. 모아 놓은 물건들은 또 다른 자기 자신이고, 과거 사건과 관련된 의미 있는 회상물이자 상징물이고, 안정감을 주는 애착 대상인 것이다. 인지적 요인은 정보처리의 결함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적 요인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환자들은 장애 발병 전과 증상이 악화되는 시점에 스트레스 및 외상적 생활사건을 강하게 느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저장장애의 치료는 다른 강박장애들보다 쉽지 않다. 약물치료는 강박장애에 처방되는 삼환계 항우울제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주로 사용된다. 심리치료는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로 하여금 왜 물건들을 많이 수집하고 저장하고 있는지의 이유, 소유물들에 대한 가치 평가, 버릴 것과 보관해야 할 것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 향상, 버리는 행동을 강화시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저장장애 환자는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반작용으로 물건들에 대한 과도한 애착 전이가 온 결과일 수 있으므로, 인간관계에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면 증상이 크게 감소된다. 

 

 

 

◆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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