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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심리학(existential psychology) : 존재와 죽음 본문
-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들이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자연스러운 경향성을 지니고 있고, 자기 삶의 진로를 조정하는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으며, 불일치의 지각을 방어하고, 성장 동기가 동기 위계의 최정상에 위치한다는 낙관적 아이디어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성장과 인간 잠재력에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자기실현의 가능성에는 비용이 있다. 즉, 그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이것이 실존주의 심리학(existential psychology)의 주요 원칙이다.
실존주의(existential)라는 용어는 존재(existence)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다. 그것은 존재는 누구나 지니고 있는 모든 것임을 주장하는 철학적 관점과 관련된다. 각 사람은 측량할 수 없는 우주에서 누구나 혼자다. 이러한 관점은 개개인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저마다의 독특한 현실 경험이 중요함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현상학적인 지향과 일치한다.
1. 실존적 딜레마
- 실존주의적 관점의 중심 개념은 현 존재(Dasein)다. 이 독일어는 종종 '세계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번역된다. 현 존재라는 용어는 자율적이고 개별적이고 진화하는 실체로서의 자기가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전체를 의미한다. 현 존재는 또한 사람들이 세상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고, 세계는 그 안에 있는 사람들과 분리되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강조한다. 실존주의자의 기본 쟁점은 인생은 불가피하게 죽음으로 끝나고, 그 죽음은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는 점이다. 죽음은 당신의 경험이 자기실현적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죽음의 불가피성에 대한 자각은 자기의 불일치에 기인한 불안보다 훨씬 더 깊은 고통인 실존적 불안을 유발한다. 단지 존재와 비존재만이 존재하며, 우리는 끊임없이 그 사이의 양극단에 직면한다.
- 당신은 이러한 깨달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실존주의자에게는 이것이 인생의 핵심 질문이다. 그 선택은 무로 후퇴하느냐, 아니면 존재할 용기를 갖느냐다. 극단적인 선택은 자살하느냐 않느냐는 것인데, 그럼으로써 어차피 죽음으로 끝나 버릴 인생의 모순을 피하는 것이다. 자신을 죽이는 것은 무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택은 덜 극단적인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정직하게 행동하지 않고, 자신의 일부인 목표와 책임에 개입하지 않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그들은 표류하거나 군중에 묻혀서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이 자기의 삶을 책임지기를 포기할 때, 그들은 무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존재하기로 선택하는 것에는 무엇이 내포되어 있는가? 실존주의자에게 인생은 당신이 창조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생을 스스로 창조하려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당신은 참다운 자신으로 존재함으로써, 즉 정직하게 행동함으로써 당신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 실존적 딜레마에 대한 바로 그 인식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다. May(1958)가 말한 것처럼, "존재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이런 자유를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당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죽음을 정면으로 직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흔히 다른 사람이 무엇이 옳고 적합한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실존주의 심리학자는 모든 사람이 자기 존재의 매 순간에 최상의 것을 만들 책임이 있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여 자기 존재를 완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이 책임은 회피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이 있지만, 정직한 선택조차 항상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당신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항상 완벽하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은 때때로 자연과의 연결을 잃어버릴 것이다. 비록 당신의 선택이 현명했을지라도, 당신은 자신의 가능성을 성취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실존적 죄책감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런 죄책감은 선택할 자유가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가장 강해진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를 의식하고 있는 사람도 죄책감에서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는 없다. 모든 가능성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한 역량을 깨달을 때, 그것은 다른 역량이 표현되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실존주의적 죄책감은 불가피하다. 그것은 존재가 치러야 할 대가의 일부다.
2. 공허감
- 실존주의자는 인생의 공허감 문제에도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많은 현대인이 가치에 대한 신념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졌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은 정부와 대기업과 같은 거대 권력에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그들 스스로가 무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에 더 이상 품위와 가치감을 갖지 못하게 된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지금 우리에게는 그것을 막을 힘이 없다. 은행과 기업체는 심각한 재정 위기로 인한 긴급 구제금으로 수십 억 달러가 필요하고, 우리 모두는 그 청구서 때문에 굳어진다. 국가의 지도자는 왜 전쟁을 하는지에 대해 정당한 이유도 대지 않거나 전쟁이라고 선전포고도 하지 않고서 우리는 전쟁으로 내몬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 사람들은 가치에 대한 헌신을 잃었을 때 공허와 무의미감을 경험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답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거기에도 답은 없다. 왜냐하면 문제가 바로 자기 내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한번 실존주의적 주제를 보여 주는 것이다. '당신은 자신의 행동을 책임져야 하며, 진리는 오로지 당신 내부와 행동에서 나올 수 있다'는 주제다.
3. 공포 관리
- 실존심리학의 아이디어는 공포관리 이론에서도 드러난다. 이 이론은 우리가 인간은 결국 죽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실존적 불안이나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이 공포에 반응해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이 명제는 실존주의 심리학에서 우리가 이미 말했던 것과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공포관리 이론은 대부분의 사람이 삶의 의미를 스스로 규정하지 못한다고 제안한다. 그러기보다 그들은 이를 위해 사회문화적인 합의 과정을 사용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가치를 어떻게 확인하는지에서 집단 정체성이 중요한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신호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문화적 가치를 보호하도록 행동하게 만든다. 자신이 죽은 후에도 지속될 의미 있는 문화적 조직망 속에서 자신을 긴밀히 짜 넣음으로써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한다.
- 이 이론은 지난 20여 년간 엄청나게 많은 연구를 생산하게 했다. 그중 일부는 사람에게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운명을 부각하면, 사람은 자신의 세계관을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더 호의적이 되고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거부적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죽을 운명의 부각은 사람으로 하여금 문화적 규범 자체에 더 집착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국인은 더 애국자가 되고, 지하드 주의자는 자신의 대의에 더 헌신적이게 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부각하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더 이타적으로 행동하게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은 자선단체를 지원함으로써 이타적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그런 이타적 행동은 오로지 그 자선이 자신의 문화와 관련 있을 때에만 그렇다. 관계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당신의 세계관에 대한 위협은 거꾸로 죽음에 대한 사고를 유도한다.
- 이 주제에 관한 많은 연구는 죽을 운명을 상기한 후, 사람들이 자신의 문화적 세계관을 어떻게 확인하는가를 검토하였다. 그러나 적어도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자기의 가치관을 어떻게 확인하는가를 살펴보았다. 죽을 운명을 두드러지도록 조작한 후, 연구 참여자는 정체감 추구 척도와 임박한 장래의 목표에 대해 답했다. 죽을 운명을 생각했던 연구 참여자는 다른 사람보다 정체감 추구 척도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들은 또 다른 사람이 보고한 프로젝트보다 더 자기 일치적인 프로젝트에 더 많이 참여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였다.
- 공포관리 이론은 수많은 다른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발전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공포 관리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른 동물과 구별된 존재로 보게 되는 이유라는 것이다. 자신을 동물로 생각하는 것은 죽음을 상기시킨다. 왜냐하면 모든 동물은 죽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과 일관되게, 죽을 운명을 부각하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이 동물과 구별된 존재라는 생각을 더 강하게 선호하도록 만든다.
- 이러한 관점은 성적 활동과도 관련이 있다. 성은 당신의 동물적 본성을 기억나게 하는 또 다른 것이다. 이것이 많은 사람이 성에 대해 과민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성은 사람으로 하여금 죽을 운명을 상기시킨다. 사람들은 많은 방식으로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신호를 회피하게 된다. 그들은 성행위에 대해 심미적인 가치를 귀속한다. 그들은 성행위를 둘러싼 로맨스를 창조하여 동물적 특성에서 자신의 주의를 돌리려고 한다. 그들은 이상화되고 상징화된 미에 대한 문화적 기준을 창조한다. 그렇게 해서 그 동물은 정신적인 것으로 변환된다.
- 사람들은 많은 방식으로 필멸이라는 실존적 공포에 대항하여 투쟁한다. 공포관리 이론에 따르면, 자존감을 지탱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감을 형성할 수 있고 실존적 불안을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최근 연구를 보면, 죽을 운명에 직면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동기화한다. 사실상 유친을 향한 이런 압력은 문화적 가치에 대한 친애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 이론은 많은 연구를 자극하여 여러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현재 논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공포관리 이론을 다시 실존주의와 연결하여 보자. 그 연구는 사람들에게 궁극적으로 자신이 죽을 운명임을 상기시키면 그들은 자기 삶의 가치를 확인하려고 노력하게 됨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사람들은 주로 자신이 속한 문화의 가치를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삶의 가치를 확인하려 한다. 오로지 소수의 증거만이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 의미를 창조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 이런 사실이 대부분의 사람이 실존적 불안에 대한 반응으로 다른 사람이 무엇이 옳은지를 결정하게 하고 자신은 그저 그 결정에 따라가는 것임을 의미하는 것일까? 물론 이것은 실존주의 심리학자를 당황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가치라는 것이 실존주의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의해 자연스럽게 정의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성격심리학 성격에 대한 관점"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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