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가족의 아동상담 : 상실을 경험한 아동

1. 특징

 

- 아동은 부모가 죽었을 때 부모의 죽음을 포기로 볼 수 있고, 남아 있는 부모도 죽거나 자신도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또한 슬픔, 분노, 부정, 무기력, 지적인 문제, 죄책감, 공포증, 섭식장애, 신뢰 상실 등을 동반할 수 있다.

학령 후기 아동은 사별 이후 수면장애 등을 보이며 위통, 두통과 같은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시무룩해하고 사회적으로 위축된다. 이 시기의 아동은 학령 전기 아동에 비해 사별대상에 대한 감정표현을 어려워하고 점차적인 사회적 고립감과 정서적 혼란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의 죽음에 대해 자신이나 타인을 비난하고 자신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또한 사별을 경험한 아동은 또래의 아동에 비해 불안과 우울증을 많이 나타내며, 쉽게 당황해하고 사람들에게 화를 잘 내고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조기 부모상실이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죽음의 원인으로 부모와 분리를 경험하게 되면 사회적 관계도 비효율적이고 깊은 관계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보이게 된다. 

 

- 일반적으로 배우자와 사별하고 남겨진 부모들 대부분이 죽음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부모와의 사별을 경험한 아동은 어른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유창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동이 애도와 사별슬픔의 과정을 어른처럼 겪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학령기 전 아동은 부모와의 사별슬픔에서 오는 상실감을 다루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기제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기제로는 슬픔, 퇴보, 무기력, 부정, 환상 등이 있다. 따라서 부모의 죽음을 경험한 아동을 위해서는 죽은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 쓰기와 같이 사별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상징적 활동이 포함되어야 하며, 남아 있는 가족구성원과 함께 애도경험을 충분히 나누도록 해야 한다. 

 

- 아동의 사별 반응은 아동의 연령, 성격 그리고 사별한 사람과의 친밀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아동의 사별 반응을 이해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 아동의 애도반응은 성인과 달리 장기간에 걸쳐 정상행동과 함께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 부모의 죽음과 상실로 인해 슬픈 감정에 직면한 아동은 퇴행행동을 보일 수 있다.

 

◎ 사랑하던 사람을 잃는 것은 아동의 안정감을 위협할 수 있는 사건이다. 어린아이일수록 안정감을 즉각적으로 회복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 언어적 의사소통만이 아니라 만져주기, 함께 앉아 있기, 안아주기와 같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작용한다. 

 

- 부모와의 사별이 부모의 죽음 및 상실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만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별 이후에 부모의 심리적 변화와 재혼과 같은 가족체계의 변화 또한 아동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버지와 사별한 경우, 대부분의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와 사별한 경우, 아버지는 사회생활을 하느라 이제까지 돌보지 못했던 자녀양육의 세심한 면들과 자녀의 정서적인 문제, 집안일 등에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된다. 또한 부모의 부담은 아동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변화된 가족구조와 경제문제 속에서 아동은 역할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부모와 사별한 자녀 중 장녀나 장남의 경우 사별부모를 대신하여 부모 역할을 하게 된다거나 지나친 책임감과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부모와 사별한 자녀는 부모의 사별사건으로 야기된 상실감과 사별 슬픔, 그리고 변화된 가족구조 속에서의 새로운 역할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이중적인 문제를 가지게 된다. 

2. 개입방법

- 상담자와 부모는 아동의 애도반응이 분명하지도 않고 즉각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내를 갖고 도와주어야 한다. 연령이 어린 아동일수록 강렬한 감정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을 개발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고통받는 아동을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법들을 활용할 수 있다. 

 

◎ 비언어적 매체를 통해 슬픈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다양한 의사소통 게임이나 크레파스, 그림, 점토와 같은 미술기법, 그리고 손 인형을 통한 놀이는 아동이 자신의 갈등을 표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재료는 아동이 상실의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사별을 경험한 또래들과의 집단경험을 제공한다. 사별을 경험한 아동의 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또래 집단상담의 긍정적인 효과는 연구결과로도 확인되고 있다. 집단경험은 아동의 애도과정의 기간과 강도를 줄여 주어 상실에 적응하도록 촉진시킨다. 집단상담 과정의 특성과 자신과 같은 처지의 또래와의 만남은 아동이 자신의 애도반응(행동)들을 이해하고 상실로 인한 고립감을 줄일 수 있다. 

 

◎ 독서치료나 이야기치료를 활용할 수 있다. 독서치료와 이야기치료는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상담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이야기를 꾸미는 방법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직접 표현할 수 없는 아동들은 책에서 표현된 것을 찾을 수 있다. 선택된 이야기를 통해 대안적인 문제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자신만이 너무 불행하다거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느끼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 부모 상담을 병행한다. 아동의 인지발달 수준별로 자녀에게 죽음을 이해시키는 방법과 아동의 사별반응에 대해 부모가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아동상담"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