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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증상 및 관련 장애-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 본문
1.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
당신은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감각이 없어지거나, 경련을 일으킨 적이 있는가?
-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는 주로 신경학적 손상을 암시하는 1가지 이상의 신체적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수의적(의도적) 운동기능이나 감각기능의 이상을 나타내는 1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고, (2) 이러한 증상이 확인된 신경학적 질환 또는 의학적 질환과는 불일치하고, (3)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전환장애로 진단된다. 증상이 6개월 이하인 경우 '급성 삽화', 6개월 이상은 '지속성'으로 구분한다. 전환증상을 유발한 스트레스의 유무에 따라 '심리적 스트레스가 있는 것'과 '심리적 스트레스가 없는 것'으로 구분한다.
- 전환장애는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능성 신경증상 장애(functional neurological symptom disorder) 또는 가성 신경학적 장애(pseudoneurological disorder)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히스테리 또는 히스테리성 신경증(hysterical neurosis)이라고도 불렀다.
- 전환장애를 지닌 사람은 철저한 정밀검사로도 설명되지 않은 신경학적 증상들을 다양하게 나타낸다. 주로 운동기능의 이상 또는 감각기능의 이상과 관련된 것이다. 운동기능의 이상은 신체적 균형이나 협응운동의 균형상실, 신체 일부의 마비나 기능 저하 또는 국소적 쇠약,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발성불능(aphonia),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 목구멍이 막힌 것 같은 느낌이나 목의 이물감, 소변을 보지 못하는 요정체 등이 있다. 감각기능의 이상은 신체 일부의 촉각이나 통각 상실과 같은 접촉이상, 피부감각의 이상, 사물이 둘로 보이는 복시, 시력장애,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 가성 환각 등이 있다. 이밖에도 갑작스러운 간질이나 신체적 경련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이러한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전환장애의 유병률은 신경과에 의뢰된 사람들 중 5% 정도이다. 일반 연구에서 1년 유병률은 10만 명당 2~5명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2~10배 정도 더 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증상이 신체 우측보다 좌측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전환장애로 입원한 환자들은 대개 2주 이내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재발률이 높아 1년 이내에 20~25%가 다시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발병은 아동기 후기나 청소년기에 흔히 일어나고 10세 이전이나 35세 이후에는 드물다. 80대에서 늦게 발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미처 발견되지 않은 실제의 신경학적 질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전환장애 환자는 자신의 신체증상을 심각하게 호소하면서도 정작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피암시성이 높기 때문에 외부의 어떤 단서에 의해 증상이 극적으로 변형되거나 해소되는 경우도 있다.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 전환장애의 진단 기준 》
1. 수의적(의도적)인 운동기능이나 감각기능의 변화를 나타내는 1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다. 2. 이러한 증상과 확인된 신경학적 또는 의학적 질환 간의 불일치를 보여주는 임상적 증거가 있다. 3. 이러한 증상이나 결함이 다른 의학적 질환이나 정신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4. 이러한 증상이나 결함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하고, 의학적 평가를 필요로 한다. 증상 유형을 세분할 것 • 쇠약이나 마비가 있는 것 • 이상 움직인이 있는 것[예: 진전, 근육 떨림, 간대성근경련증(갑자기 짧게 쇼크처럼 보이는 이상 운동), 보행장애] • 연하증상이 있는 것 • 경련 또는 발작이 있는 것 • 무감각증이나 감각상실이 있는 것 • 특이한 감각증상(예: 시각, 후각, 또는 청각) • 이러한 증상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 세분할 것 • 급성 삽화 : 증상이 6개월 이하인 경우 • 지속성 : 증상이 6개월 이상 나타나는 경우 세분할 것 • 심리적 스트레스가 있는 것 • 심리적 스트레스가 없는 것 |
2. 전환장애의 원인과 치료
- 전환장애의 원인은 순수하게 심리적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병의 시작이나 악화에 앞서 어떤 갈등이나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선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병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본인은 그것이 심리적 원인에서 오는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전환장애의 원인은 정신분석요인, 성격요인, 학습요인, 생물학적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전환장애가 남근기에 일어나는 성적 욕망의 억압과 관련이 있고, 사춘기를 전후해 일어나는 성적 감정은 아동기 때의 외상적 성경험을 회상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적 각성이 신체적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성격요인은 연극성(히스테리성) 성격특성과 관련이 깊다. 연극성 성격은 자기중심적이고, 피암시성이 높고, 과민반응과 분노표출이 심하고, 피상적이고 허영심, 속임수가 많은 성격인데 전환장애 환자 중에는 연극성 성격장애로 진단되는 비율이 높다. 학습요인은 전환장애가 감당하기 힘든 책임과 의무로부터 해방시키고, 다른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을 이끌어내는 강화받은 행동결과라고 한다. 즉, 전환증상을 통해 남을 통제하고 주의를 끌며 어려운 상황을 회피하고, 불쾌한 상황을 모면하는 2차적 이득이 강화된 수단이라고 한다. 생물학적 요인은 대뇌피질 및 망상체의 기능이상과 관련되어 있다. 전환장애 환자의 70%가 좌측 신체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반구의 기능이상도 제기된 바 있다. 즉, 불쾌한 정서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우반구의 활성화가 감소되고, 그 결과 신체의 좌측에서 오는 감각입력이 무뎌져서 주로 신체 왼쪽 부위에 전환증상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사회문화적 요인은 대도시보다 시골 지역에 거주하고, 사회경제적 지위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전환장애가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전환장애의 치료는 전환장애가 흔히 신체증상장애를 함께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체증상장애에 적용되는 치료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치료는 우선 전환증상을 유발한 충격적인 스트레스 사건을 확인하고,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에 대처하고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는 것에 있다. 급성 증상일 경우 환자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기대를 심어주고, 환자의 체면을 깎지 않는 방식(예: 지존심 수용과 인정)으로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만성일 경우 심리치료와 함께 신체적 재활이 필요하다. 아울러 스트레스 대처기술을 습득하고 향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행동치료는 전환증상을 통해 강화를 받아온 2차적 이득을 제거하는 것에 있다. 예컨대, 아프다고 호소해도 맡은 일을 면책해 주어서는 안 되고, 본인의 증상 호소가 주위사람의 관심을 받는데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전환증상들이 급격하게 소실될 수 있다. 반대로 환자가 증상을 포기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나타내기 시작하면 치료자와 가족은 이를 지지하고 강화해 준다. 이밖에도 환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외상적 사건을 최면치료를 통해 의식으로 떠올려서 이를 제거하기 위한 정신역동치료도 도움이 된다. 환자가 불안증상을 함께 나타낼 경우에는 항불안제가 처방되기도 한다.
◆"사례 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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