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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군 성격장애(회피성 성격장애) 본문
당신은 비판받거나 거절당할까 봐 마음이 항상 두려운가?
-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사회적 상황을 회피함으로써 사회적 부적응이 초래되는 성격특성을 말한다. 즉 (1) 사회적 활동의 억제, 부적절감, 부정적 평가에 대해 과민성을 보이는 행동양상이 있고, (2) 이런 특성이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나며, (3) 진단기준의 7가지 중 4개 이상의 항목이 충족되는 경우 회피성 성격장애로 진단된다.
- 회피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항상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사람을 만나는 일, 낯선 상황에 처해지는 일, 새로운 일에 관여하는 것 등 모든 사회적 상황이 어색하고 부적절하게 느껴져서 가급적 피하려고만 한다. 사람을 만나도 긴장하고 타인의 눈치를 살핀다. 상대방이 자신을 비난할까 봐, 꾸중할까 봐, 또는 거절할까 봐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남들이 자신을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그들과 대인관계를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크게 실망하고 모욕감을 느낀다. 창피와 조롱을 당할까 봐 두려워서 매우 친밀한 사람하고만 대인관계를 유지한다. 주위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좋아하고 무조건 받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만 인간관계나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낯선 상황을 싫어하고 친숙한 환경만을 선호한다. 이러한 성격특성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상황에서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두렵고 부적절감을 느낀다. 자신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열등하고 사회적으로 무능하며 개인적인 매력이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자존감도 매우 낮다. 자신은 부적절한 존재하는 부정적 자아상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대인접촉이 많은 직업이나 환경을 기피한다.
- 회피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분열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과는 달리 내면적으로는 인간관계를 열망하는 동시에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기 때문에 심리적 긴장 상태 속에서 불안, 좌절, 슬픔,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을 만성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음이 상처를 받게 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나와 은둔적인 생활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보통은 함께 있어도 안전함을 느끼고 안심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오래된 극소수의 친구들은 있다.
- 회피성 성격장애는 극소수의 친한 사람에게만 집착하고 의지하기 때문에 의존성 성격장애와 함께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의존성 성격장애가 회피성 성격장애보다 타인에 대한 의존 양상이 더욱 심각하고 만연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회피성 성격장애는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와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회피성 성격장애가 사회불안장애보다 사회적 회피 상황의 범위가 더 광범위하고 심각하고 만성적이다. 사회불안장애는 어떤 유발사건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하여 회피하는 공포증의 한 유형인 반면, 회피성 성격장애는 분명한 유발요인이 없는데도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한 개인의 삶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회피성 성격장애는 사회불안장애보다 기질적 성향이 더욱 강하고, 사회불안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연령도 차이가 있다. 회피성 성격장애는 주로 성인기 초기에 나타나는 반면, 사회불안장애는 대략 10대 중반이다. 따라서 회피성 성격장애는 회피성 성격성향의 극단적 표현으로 수많은 대인관계 상황에서 회피행동을 나타내고, 이러한 성향이 만성적으로 한평생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 회피성 성격장애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에서 0.5~1% 정도이고, 정신과 임상외래 환자에서 10% 정도이며, 성별의 차이는 없다. 발병 연령은 회피행동이 어린 시절부터 일찍 나타나지만 주로 성인기 초기에 시작된다. 흔히 기분장애나 불안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회피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수줍음이 많고 부끄러워하며,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눈에 띄지 않은 성향이 있고, 낯선 사람과 새로운 상황을 두려워하며 고립되었던 경험이 많다. 증상은 성인기에는 악화되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 회피성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 》
사회적 억제, 부적절감, 부정적 평가에 대해 과민성을 보이는 광범위한 행동양상이 있다. 이런 특성은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고, 다음 7가지 중 4개 이상의 항목이 충족되어야 한다. 1) 비난, 꾸중, 또는 거절이 두려워서 대인관계가 요구되는 직업 활동을 회피한다. 2)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상대방과의 만남을 꺼려한다. 3) 창피와 조롱을 당할까봐 두려워서 대인관계를 친밀한 관계에만 제한한다. 4) 사회적 상황에서 비난당하거나 거부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5) 부적절감 때문에 새로운 대인관계 상황에서는 위축된다. 6) 스스로를 사회적으로 무능하고, 개인적인 매력이 없으며, 타인들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한다. 7) 당황하는 모습을 보일까봐 두려워서 개인적 위험이 따르는 일이나 어떤 새로운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
- 회피성 성격장애의 원인은 유전적(생물학적), 심리적, 인지적 요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유전적 요인은 기질적으로 수줍고 억제적이며 위험에 대한 과도한 생리적 민감성을 지니고 태어난 경우이다. 즉, 교감신경계의 생리적 민감성(위험 지각 민감성)이 과도한 것으로 이는 변연계와 자율신경계의 이상 때문이다. 이 장애의 생물학적인 유전적 취약성은 대략 27~35%로 알려져 있다.
- 심리적 요인은 부모로부터 지속적으로 거부를 당한 경험 때문이다. 거부의 결과로 아동은 낙관적인 성향을 상실하게 되고, 자기 비하와 사회적 소외감을 습득하며, 깊은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 자아상이 형성된다. 가족의 거부에 이어 또래집단, 사회집단으로부터의 거부 역시 병적인 수치심과 죄의식을 유발하고, 이러한 불쾌한 감정으로부터 숨고자 하는 소망이 형성되어 회피성 성격장애를 발달시키게 된다. 특히, 아동기에 받은 소외감의 상처와 수치심은 이후 성장과정에서 인간관계를 회피함으로써 얻게 되는 부분적 강화 때문에 성인기까지 지속되지만, 동시에 본인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비하하는 느낌을 함께 키워나가게 된다. 그 결과 항상 사회적으로 부적절감을 느끼며 타인의 평가에 매우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억제되게 한다.
- 인지적 요인은 (1) 나는 상처받을지도 모른다. (2) 사람들이 나를 바보로 생각할 것이다. (3) 사람들이 나를 비판할지도 모른다와 같은 부정적이고 자동적인 사고방식이 회피성 성격장애를 발현 유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 회피성 성격장애의 치료는 심리치료가 효과적이다. 자신에게 수치심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원천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정신역동치료, 인지적 왜곡과 실패의 효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는 인지치료, 행동적인 체계적 둔감화 기법과 사회 기술 재훈련을 결합한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된다. 환자는 치료자의 거부를 두려워하고 소극적이며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므로 치료자는 환자와의 치료적 동맹관계를 잘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치료적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환자는 예전에 회피했던 상황들에 노출되는 점진적 활동위계표를 만들어서 실천해 볼 수 있다. 역설적 명령법도 흔히 사용된다. 예컨대, 치료자는 환자로 하여금 실패에 대한 공포심을 감소시키는 수단으로 가장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행동(예: 대단히 매력적인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기 등)을 수행해 보도록 한다. 이러한 행동연습은 환자의 체계적 둔감화를 돕고, 정신역동치료를 위한 재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약물치료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수반되는 경우 항우울제나 항불안제와 같은 약물이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사례 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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