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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 본문
당신은 뭔가 바보 같거나 멍청하게 보일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어떤 사회적 상황을 자주 피하게 되는가?
-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는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하여 회피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타인들에 의해 관찰되고 평가될 수 있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있고,
(2)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불안증상이 노출될까 봐 두려워하고, 또 타인들로부터 모욕, 경멸, 거부를 당하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고,
(3) 그러한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거의 예외 없이 즉각적으로 불안과 공포반응이 유발되며,
(4)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5)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사회불안장애로 진단된다.
아동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사회적 상황에서 울음, 떼를 씀, 몸이 굳어짐, 매달림, 위축, 말을 하지 못함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사회불안장애는 사회공포증(social phobia), 사회신경증(social neurosis), 대인공포증(anthrophobia)으로도 알려진 것이다.
- 사회불안장애의 본질적 특징은 남들 앞에서 관찰을 당하거나, 당황할 가능성이 있거나, 창피나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있거나,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상황을 몹시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공포스러운 사회적 상황은 다음과 같다.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데이트 또는 파티에 참석하는 것, 먹거나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내 모습을 남들이 보는 것, 남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발표하는 것,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글을 쓰는 것, 합동 프로젝트에서 남들과 함께 일하는 것 등이다. 사회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은 이러한 사회적 활동을 회피하거나, 아니면 불안과 공포를 지닌 채 견뎌내야만 한다. 심장박동은 높아지고 식은땀이 나고 마음은 매우 초조해진다. 증상은 만성적 경과를 거쳐 점차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자의식은 과도한 자기비판을 만들게 된다.
- 사회불안장애의 1년 유병률은 미국의 경우 7% 정도이다. 성인의 1년 유병률은 2~5%이다. 평생유병률은 3~13%까지 조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 인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지만, 임상장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유병률은 보통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은 지나치게 수줍고 내성적인 아동기를 보낸 후 10대 중후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는 과제수행 능력이 저하되고 효과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성인은 치료기관을 찾지 않고 사회적 관계를 기피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이나 약물에 의존하면서 사회생활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실제 환자들 중 남성의 25%와 여성의 17%는 알코올중독자로 판명되고 있다.
사회불안장애는 우울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환자의 50% 이상이 우울증으로 진단되고, 14%는 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있다. 이성교제에 대한 공포가 있는 사람은 결혼 후에 사회불안장애가 감소되었다가 배우자와 헤어지게 되면 다시 나타나게 된다. 연설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사람이 연설이 요구되는 자리로 옮기게 되면 사회불안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직업은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낮은 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사회불안장애의 진단 기준 》
1.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관찰되고 평가될 수 있는 1가지 이상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뚜렷한 공포나 불안이 있다. 예컨대, 사회적 상호작용(예: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 관찰당하는 상황(예: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먹거나 마시는 일), 다른 사람 앞에서 수행을 하는 상황(예: 연설을 하거나 발표를 하는 일) 등이다. 아동의 경우 불안은 성인과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또래와의 환경에서도 나타나야 한다. 2.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을 하거나 불안증상을 나타내게 될까봐 두려워한다(예: 굴욕감을 느끼거나 당황스러울까봐 두려워 함, 거부를 당하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될까봐 두려워 함). 3.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거의 예외 없이 불안과 공포가 유발된다. 아동의 경우 불안은 울음, 떼쓰기, 얼어붙음, 매달리기, 움츠러들기,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4. 두려운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거나 또는 강한 공포와 불안을 지닌 채 견디어 낸다. 5. 이러한 공포나 불안이 사회적 상황에 의한 실제적인 위협이나 사회문화적 맥락에 비해 지나치게 심각하다. 6. 공포, 불안, 또는 회피가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7. 공포, 불안, 또는 회피가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8. 공포, 불안, 또는 회피가 물질(예: 남용 약물, 투약 약물)이나 다른 의학적 질환의 생리적 효과들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9. 공포, 불안, 또는 회피가 다른 정신장애의 증상들(예: 공황장애, 신체변형장애, 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10. 만약 다른 의학적 질환(예: 파킨슨병, 비만, 화상이나 부상에 의한 외모 손상)이 있다면 공포, 불안, 또는 회피는 이와 확실하게 관련이 없거나 또는 지나치게 과도해야 한다. |
- 사회불안장애는 단순히 수줍음이 많은 사람에게만 붙여지는 진단명은 아니다. 수줍음에 대한 기술은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히포크라테스는 '부끄러움, 의심, 소심함'을 지닌 사람의 특징을 기술한 바 있다. '사회공포증'이라는 정신의학적 용어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반이다. 1930년대에 심리학자들은 극도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환자들을 기술하기 위해 '사회신경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사회공포증이 다른 공포증과는 별개의 공포증이라는 주장은 1960년대 남아프리카 출신의 영국 정신의학자 막스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 이후 사회공포증은 극히 소수의 행동치료자들만이 관심을 가졌던 불안장애였지만, 1966년부터는 심리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후 DSM-Ⅲ에 처음 사회공포증이 수록되었고, DSM-5에서는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로 명칭이 바뀌었다.
- 사회불안장애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기질적 요인,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뇌 특정 부위의 민감성, 정신분석적 요인, 인지적 요인 등이 보고되고 있다. 유전적 요인은 가족 배경과 관련이 있다. 즉 사회불안장애를 지닌 부모나 친척 가운데 이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 대인관계가 제한되어 있고, 남들의 의견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가 없는 부모의 자녀들에게서 사회불안장애가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이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부모로부터 불안 행동을 학습한 결과인지는 분명치 않다. 기질적 특성은 수줍음, 사회적 불편감, 사회적 위축과 회피,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자율신경계의 불안정 때문에 초래된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이 신경전달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할 때 공포와 불안이 나타난다고 한다. 일부 연구는 뇌 영역의 편도체가 공포반응에 관여되기 때문에 편도체의 과민성을 지닌 사람이 사회불안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정신분석적 요인은 무의식적 갈등이 사회적 상황에 대치되어 투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지적 요인은 잘못된 사고방식 때문에 사회불안장애가 나타난다고 한다. 잘못된 사고방식이란 사회적 자기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 관점과 평가, 역기능적 신념의 활성화, 현실의 왜곡, 부정적 반추에의 몰두 등을 말한다.
- 사회불안장애의 치료는 심리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인지행동적 집단치료를 실시하면 효과가 좋다.
인지행동치료는 사회적 상황에서 갖게 되는 부정적 사고와 신념을 수정하는 인지적 재구성, 자신의 건전한 가치관에 땨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현실치료, 발표자와 청중의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수행해 보는 역할실연, 두려운 사회적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해 보는 노출치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약물치료는 얼굴이 붉어지거나 몸이 떠는 것을 막아주는 베타수용체 억제제, 삼환계 항우울제,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심리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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