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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본문
1. 핵심질문
당신은 남들로부터 전혀 다른 사람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가?
2. 해리성 정체감 장애란
-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는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각기 다른 정체감을 가진 성격이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한 사람 내면에 2개 이상의 성격이 번갈아가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체감의 분열을 보이고,
(2) 한 성격이 출현해서 경험한 것(예: 일상적인 사건, 중요한 개인 정보, 외상적 사건들)을 다른 성격은 무슨 경험을 했는지를 회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억에 있어서 빈번한 공백이 초래되며(일시적인 망각으로는 볼 수 없음),
(3)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진단된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이전에는 다중성격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로 알려졌던 것이다.
-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지닌 사람은 최소한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성격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이 교체되면서 의식에 나타나서 말과 행동을 지배하게 된다. 이러한 각기의 별개 성격은 자기 나름대로의 고유한 정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 및 자신을 지각하고, 관계하고, 생각하는 비교적 지속적인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각기 다르고, 과거경험도 각기 다르고, 자아상과 정체감도 각기 다른 것처럼 행동한다. 대개는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원래의 1차적 성격은 새롭게 등장한 제2, 제3의 성격들과는 대조적인 성격이고, 서로 비판적이며 갈등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 성격이 출현해서 경험한 것을 다른 성격은 무슨 경험을 했는지를 회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기억에서 빈번한 공백이 초래된다. 심한 경우에는 새롭 나타난 성격이 환청이나 환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하나의 성격에서 다른 성격으로 바뀌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몇 초 범위이지만,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성격의 수는 2개 이상, 많게는 100개 이상도 보고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10개 이하가 대부분이다. 당사자는 이러한 별개의 성격이 상황에 따라 주도권을 쥐고 자신의 본성과 활동을 지배해도 다른 성격은 그러한 성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본인 역시 그러한 사실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1년 유병률은 미국성인에서 1.5%이고, 남성이 1.6%, 여성이 1.4%이다. 최근에는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발병 시기는 아동기 초기부터 노년기까지 다양하다.
발병은 주로 극심한 스트레스, 압도당하는 경험, 외상적 사건, 아동기의 학대 경험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사춘기와 성인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3~9배까지 많고, 아동에서는 남녀 발생비율이 비슷하다.
성격의 평균 개수는 남성이 8개, 여성이 15개 안팎이다. 경과양상은 만성적이며 재발되는 경향이 높고, 삽화적이며 지속적인 경과를 밟게 된다. 첫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진단에 이르기까지 평균 6~7년이 걸리고, 진단 당시의 성격 개수는 2~4개가 가장 많다. 40대 후반 이후에는 잘 발생하지 않지만 심한 스트레스 상황이나 물질 남용 시에 발병할 위험이 높다.
이 장애를 지닌 사람은 흔히 두통, 환각, 자살생각, 자학행동, 기억상실, 이인증을 수반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진단도 함께 받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 우울장애, 물질남용, 공포증, 경계선 성격장애, 성기능 장애, 신체증상장애가 많다.
《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진단 기준 》
1. 2개 이상의 뚜렷한 성격 상태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정체감의 분열을 보이고, 이러한 정체감의 분열은 어떤 문화에서는 빙의 경험으로 기술되기도 한다. 정체감의 분열은 자기감과 자기 주체감의 뚜렷한 비연속성을 포함하며 정동, 행동, 의식, 기억, 지각, 인지, 감각운동기능의 변화를 수반한다. 이러한 징후와 증상들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관찰되거나 본인에 의해 보고될 수 있다. 2. 일상적인 사건, 중요한 개인정보, 외상적인 사건들을 회상함에 있어 공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회상의 실패는 일상적인 망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3. 이러한 증상들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4. 이러한 장해가 널리 수용되는 문화적 또는 종교적 관습의 정상적인 일부가 아니어야 한다(아동에서는 이러한 증상들이 상상적인 놀이 친구나 다른 환상적인 놀이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5. 이러한 증상들이 물질(예: 알코올 중독에서의 망각이나 혼돈된 행동)이나 다른 의학적 질환(예: 복합성 부분 발작)의 생리적 효과들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
3.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원인과 치료
-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원인은 (1) 외상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 (2) 질병 발생에 취약한 개인적 취약성, (3) 환경적 요인, (4) 외상 경험을 완충시켜 줄 수 있는 타인의 지원 부재라는 4가지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아동기의 외상 경험, 특히 부모로부터 격리된 경험과 신체적, 성적 학대를 당한 경우가 이 장애 환자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아동기의 고통스러운 의학적, 외과적 수술, 성 매춘, 폭력을 포함한 외상적 경험들 역시 이 장애와 관련이 깊다.
따라서 아동기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회피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타난 것이 해리현상이고, 해리현상은 성장하면서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를 외상모델이라고 한다.
- 정신분석이론에 따르면, 용납될 수 없는 성적 욕망을 의식의 세계로부터 몰아내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이지만 성격의 일부가 분열되고 새로운 정체감을 형성하여, 어려운 환경을 벗어나려는 방어현상(방어기제)으로 보고 있다.
방어현상으로 나타난 해리와 억압은 차이가 있다. 해리와 억압은 모두 불쾌한 경험을 의식에서 밀어내는 방어적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그 방식이 다르다.
학습이론은 해리증상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사회적 강화의 산물로 보고 있다.
인지적 관점은 한 인지체계가 의식 속에서 기능하면 다른 인지체계가 의식 밖으로 밀려나는 것과 같이 독립적인 정체성을 가진 여러 인지체계가 분리된 상태에서 번갈아가며 의식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이 장애를 지닌 환자들은 간질발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신경학적 관련성을 찾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환자들은 피암시성이나 피최면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치료는 우선 환자의 자살시도, 자해행동, 폭행 등의 행동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를 두는 것에 있다. 이 장애를 지닌 환자들 중 70% 이상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자기 손상적 행동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치료의 목표는 환자의 여러 성격들을 하나의 성격으로 통합하는 거세 있다. 통합은 가장 중심적이고 적응적인 성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과거의 외상 경험을 드러내고 정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각 성격들 간의 원만한 협력을 유도하여 점진적 통합을 시도해나가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에게 또 다른 성격이 새롭게 출현할 수도 있지만 치료자는 환자와의 견고한 치료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 환자가 나타내는 각각의 성격을 대할 때는 냉소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어떤 성격만을 편애해서도 안 된다.
심한 경우 환자가 보고하는 성격 수는 20개 이상까지 급속히 증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치료자는 환자의 성격들을 서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명명하고, 각 성격에 독립적인 특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
이는 환자의 성격 통합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성격분열을 조장하고, 득 보다 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흔히 불안과 우울이 동반되는데, 경우에 따라 항불안제나 항우울제가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본질적 치료와는 관련이 없다.
◆"사례 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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