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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증/비현실감 장애(depersonalization/derealization disorder) 본문

심리학

이인증/비현실감 장애(depersonalization/derealization disorder)

벨라0430 2023. 11. 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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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심 질문

(이인증) 당신은 자신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같이, 이상한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비현실감) 당신은 깨어 있는데도, 마치 꿈이나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일상이 실제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는가?

2.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란

-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는 자아 감각에 어떤 변화가 초래되어 평소와는 달리 자신의 경험이 매우 낯설게 느껴지거나 주변 환경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비현실감을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1) 이인증, 비현실감, 또는 이 둘 모두를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2)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을 겪거나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는 경우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로 진단된다. 이인증은 주로 비현실감과 동반되어 나타나고, 또 실제 이 둘은 매우 유사한 특성이 있다. 

 

- 이인증(depersonalization)은 자신의 생각, 감정, 감각, 신체 또는 행위에 대해서 생생한 현실로 느끼지 못하고 그것과 분리되거나 외부 관찰자가 된 것처럼 경험하는 경우를 말한다(예: 지각경험의 변화, 시간 감각의 변화, 자신이 낯설거나 없어진 듯한 느낌, 정서적 또는 신체적 감각의 둔화). 비현실감(derealization)은 주변 환경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느껴지거나, 주변 환경과 분리된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예: 사람이나 물체가 현실이 아닌 것처럼, 꿈이나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생명이 없거나 왜곡된 모습으로 보이는 경험).

 

-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의 연결이 끊겼다는 이상한 느낌을 때때로 가지면서 살아간다. 인생을 그냥 자연스럽게 살기보단 내가 하는 일들을 어떤 낯선 사람이 하고 있고, 나 자신은 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주 가끔씩 거울에 비치는 자신을 발견하곤 순간적으로  '이 사람은 누구고, 나는 이 사람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세상은 갑자기 직접성과 타당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 대신 이상하게 뒤죽박죽 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이상한 속도로 재생되고 있는 영화처럼 나 자신이 느껴질 때도 있다. 정상인들의 이런 경험은 일시적인 것으로 곧 사라지고, 그것 때문에 심한 고통을 겪거나 일상생활에 부적응적 증상들이 초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인증/비현실감이 만연하고 심각하고 반복적이며 지속적일 때 문제는 달라진다. 

 

- 이인증/비현실감은 지각적 통합의 실패를 나타내는 전형적인 해리증상이다. 증상도 다양하다. 자기 지각에 대한 변화도 있고, 외부 환경지각에 대한 변화도 있다. 자기 지각과 외부 환경지각에 대한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자기 지각장애는 몸의 한 부분, 또는 몸 전체가 자기 몸처럼 느껴지지 않는 신체 지각장애, 자기 자신의 정신기능이 자신의 정신기능처럼 생각되지 않는 정신 지각장애, 감정기능이 자신의 감정기능처럼 생각되지 않는 감정 지각장애 등이 있다. 외부 환경 지각장애는 자신이 접촉하는 주위사람이나 사물들이 낯설게 느껴지고 자신이 마치 딴 세상에 사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이다. 주위에 있는 사물의 크기나 모양이 다르게 지각되기도 하고, 주위에 있는 생물이 죽은 것 같이 보이기도 하고, 생동감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의 이차적 증후로는 현기증, 불안, 건강염려증, 시간개념의 착오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는 다른 해리성 장애와는 달리 기억장애가 수반되지는 않는다. 또 이인증이나 비현실감을 경험하는 동안에도 현실 검증력은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의 평생유병률은 2%이고, 국가에 따라 0.8~2.8%까지 차이가 있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1:1로 비슷하다. 발병은 보통 청소년기에 시작되어 15~30세에 가장 많고, 40세 이후에는 별로 많지 않다. 경과는 만성적이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교차하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인증은 몇 초에서부터 몇 년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정상인도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과 같이 일시적으로는 이인증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를 이인증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어린아이도 자기 지각능력을 발달시키는 시기에 이인증을 흔히 경험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이인증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인증이나 비현실감은 누구나 일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경험이고, 그것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고통을 겪지 않기 때문이다.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는 이러한 경험이 심각한 형태로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을 보일 때 진단된다.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의  진단 기준

 

1. 이인증, 비현실감, 또는 이 둘 모두를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1) 이인증 : 자신의 생각, 감정, 감각, 신체, 또는 행위에 대해서 생생한 현실로 느끼지 못하고 그것과 분리되거나 외부 관찰자가 된 경험(예: 지각경험의 변화, 시간 감각의 변화, 자신이 낯설거나 없어진 듯한 느낌, 정서적 또는 신체적 감각의 둔화)

  2) 비현실감 : 주변 환경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느껴지거나 주변 환경과 분리된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경험(예: 사람이나 물체가 현실이 아닌 것처럼, 꿈이나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생명이 없거나 왜곡된 모습으로 보이는 경험)

2. 이인증이나 비현실감을 경험하는 동안에 현실 검증력은 손상되지 않은 채로 유지된다.

3. 이러한 증상들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애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4. 이러한 장해가 물질(예: 남용 약물, 투약 약물)이나 다른 의학적 질환(예: 간질)의 생리적 효과들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5. 이러한 장해가 정신분열증, 공황장애, 주요 우울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다른 해리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3.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의 원인과 치료

-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의 원인은 아동기에 대인관계에서 받은 외상적 경험, 특히 정서적 학대 및 무시와 관련이 깊다. 환자의 50% 정도에서 이러한 외상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경험(예: 군대 전투, 외상적 사건, 폭력범죄의 희생)을 당한 사람의 33%가 사건 당시나 직후에 일시적인 이인증/비현실감을 경험했고, 이들 중 40%가량이 정신장애로 입원했던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공황 발작에서 과잉호흡(hyperventilation) 증상도 장애 발생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 정신분석이론은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방어기제가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로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즉,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 되면 자아는 행동하는 자아와 관찰하는 자아로 분리되고, 모든 책임이 행동하는 자아로 귀인 되면서 관찰하는 자아는 마치 다른 사람의 경험처럼 낯선 것으로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불안과 갈등으로부터 자아를 방어하게 된다고 한다. 인지이론은 정상적인 일시적 이인증/비현실감의 경험을 외적인 상황에 귀인 시키지 않고, 자신의 내적 요인(예: 정신적 문제, 통제감의 상실, 청각이나 시력의 상실, 뇌기능 이상)에 귀인 시키는 파국적 생각이 증상을 악화시켜 장애 발달에 기여한다고 본다. 신경학적 원인은 중추신경계의 질환이나 대사이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물질이나 약물 복용도 이인증/비현실감 장애를 일으킨다. 

 

-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의 치료는 심리치료와 약물치료가 있으나, 아직 확립된 치료법은 없다. 정신역동치료는 무의식적 갈등에서 오는 외상적 기억들을 정화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최면치료가 흔히 사용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장애 증상에 대한 정보제공 및 올바른 대처방법과 귀인방식, 자신의 증상을 관찰하고 예측하기 위한 일기 쓰기 등의 방법이 사용되는데 치료효과는 좋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장기간의 지지적 치료와 함께 스트레스 조절, 이완요법, 운동이 크게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는 이인증/비현실감이 주로 불안이나 우울증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항우울제, 항정신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가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쓰이고 있다. 

 

 

 

◆"사례 중심의 이상심리학"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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